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작심하고 한국 영화음악 100곡을 선정하는 시도는 난생 처음 해보는 것이다. 영화의 엄연한 동반자요 조력자이건만 때론 들러리 정도의 위상에 머무르면서 주변적 변수로 푸대접·홀대받아온 한국 영화음악을, 조연이나 단역이 아닌 주연으로 전면에 내세워보자는 취지에서 연유한 기획이다. 다시 말해 영화나 영화감독, 배우 등이 아니라 영화음악 그 자체와, 영화음악을 작곡·작사· 연출·연주·노래하는 등의 음악 창작자들을 두루 조명해보겠다는, 유의미하면서도 야심찬 대기획이다.
하지만 이 기획은 애초에 마음먹은 대로 충분히는 구현되지 못한, 미완의 작업임을 고백해야겠다. 『한국음악사연구』(이진원, 민속원, 2007)나 한국영상자료원 영화데이터베이스(www.kmdb.or.kr) 등에 의지해, 하는 데까지 해보자는 심정으로, 최종 100곡을 선정했다. 이 유익한 길라잡이들이 없었다면, 내 작업은 아예 미션 임파서블일 터였다. 편의상 인용 표시를 일일이 하진 않았으나, 상당수의 선정 사유들은 그 길라잡이들을 참고, 인용한 것들이다. 이 자리를 빌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인 저자와 출판사 등에 깊고 큰 고마움을 전하련다.
나름 객관적이기 위해 애쓰긴 했어도, 내 선택이 다분히 주관적·자의적일 거라는 것은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게다. 무엇보다 안배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때문에 어느 해 어떤 감독은 한 편도 없건만, 여러 편이 뽑힌 경우들도 수두룩하다. 총체적 OST를 고려하긴 했어도, 창작됐든 기존곡들이 삽입됐든 간 에, 인기 있거나 내 기억에 강력히 머물러 있는 주제 곡들이 존재하는 영화들을 더 중시했음을 밝히련다. 영화의 연도는 병기하지 않는 한, 제작이 아닌 개봉 연도다. 시기 구분은 좀 더 세분했어야 했겠으나, 객· 주간적 기준에 의거해 편의상 7개로 나눴다.
Ⅰ. 1945년 해방 이전의 한국 영화음악
1. 나운규 감독의 <아리랑>(1926):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아리랑’은 나운규가 만든 영화 <아리랑>에서 사용된 영화음악”으로 “영화와 함께 삼천리 금수강산에 메아리쳤다.”
2. 이구영 감독의 <낙화유수>(1927): 한국 최초의 영화 주제가이자 첫 창작가요.
3. 김영환 감독의 <삼걸인(세동무)>(1928): “세동무 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노래가 있다” (《조선일보》).
4. 강호 감독의 <암로>(1929): 김연실이 부른 주제가 덕분에 널리 알려진 영화. 1920년대 말 장기간의 농업공황으로 황폐된 조선농촌과 농민의 실상을 그리다.
5. 김상진 감독의 <방아타령>(1931): 민요운동을 전개했던 클래식 음악가 안기영이 자신이 작곡한 신민요 풍의 ‘방아타령’을 영화음악으로 사용했다. 강석연 노래.
6. 안종화 감독의 <은하에 흐르는 정열(비상)>(1935): 현존 최고(最古) 한국영화 <청춘의 십자로>(1934)의 감독 안종화 원작, 각색, 연출 영화. 동요시 작가 박세영의 동시가 주제가 가사로 쓰이다.
7. 김상진 감독의 <노래조선>(1936): 한국 최초의 음악영화. OK레코드 전속 가수 일행의 일본 오사카 무대 실연을 촬영한 필름과, 국내에서 촬영한 코믹 춘향전을 편집해 만들었다.
8. 이명우 감독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1939): 주제가 ‘홍도야 울지 말아라’는 그 시기 널리 유행된 노래.
9. 전창근 감독의 <복지만리>(1941): 백년설이 불러 흥행시킨 ‘복지만리’와, 오늘날까지도 널리 알려진 명 유행가 ‘대지의 항구’로 유명한 그 영화.
Ⅱ. 1945~1954년 격동의 광복 영화기 영화음악
10. 이규환 감독의 <똘똘이의 모험>(1946): 당시의 동명 인기 라디오극을 영화화했다. 로시니의 ‘월리 엄 텔’ 서곡이 활용됐다.
11.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1946): 해방 이후 처음 만들어진 이 ‘광복영화’에서 M. 무소르그스키의 ‘민 둥산에서의 하룻밤’이 효과적으로 쓰였다.
12. 유동일 감독의 <푸른 언덕>(1949): 음악을 맡은 황문평 등이 16mm 필름으로 만든 음악영화. 당시 인기 절정의 가수 현인이 주인공으로 분했다. 주제가 외에 5, 6곡을 삽입했고, BG 음악도 모두 작곡했다.
13. 한형모 감독의 <운명의 손>(1954): 한국 대중음악사의 거물 박시춘이 영화음악을 담당하다.
Ⅲ. 1955~1962년 한국영화 성장·중흥기의 영화음악
14. 이규환 감독의 <춘향전>(1955): 한국 전통음악의 명인 성경린 음악. “15명이나 되는 국악오케스트라 멤버가 동원되었고, 창을 박초월과 임방울 명창이 열창하는 대규모였다.”(이경순)
15. 민경식 감독의 <구원의 애정>(1955): 극 중 나애심이 부른 ‘물새우는 강언덕’으로 유명.
16.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 샹송 ‘고엽’(Les Feuilles Mortes)이 사용되며 샹송이 유행되는 계기가 되다. ‘아베크 토요일’이 영화 속에서 직접 백설희에 의해 불리기도.
17. 이강천 감독의 <백치 아다다>(1956): 훗날 친일 행각이 밝혀지는 명 작곡가 김동진이 곡을 쓰고, 극 중 아다다 나애심이 불러 영화도 노래도 유명해지다.
18. 한형모 감독의 <청춘쌍곡선>(1956): 영화 초반부 의사 역 작곡가 박시춘의 기타 반주에 맞춰 간호사 역의 김시스터즈가 주제가 ‘즐거운 토요일을 직접 부르는 장면 등이 인상적.
19. 김한일 감독의 <그 여자의 일생>(1957): 음악이 스토리를 끌어가는 악극 형식을 구사한다. 성터 장면에서 금봉(윤인자 분)이 친구들에게 성악을 불러주는 장면 등이 이채.
20. 권영순 감독의 <오부자>(1958): 주제가로 각별한 눈길을 끈 영화. 가수 도미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21. 박종호 감독의 <비오는 날의 오후 3시>(1959): 동명의 주제곡 외에도 ‘두 갈개 길’도 큰 사랑을 받았다. 가수 손시향과 박재란이 특별출연해 주제가를 부른다.
22. 노필 감독의 <꿈은 사라지고>(1959): 한국 최초의 권투 영화. 최무룡이 동명 주제가를 불렀고, 여 주인공 문정숙이 부는 ‘나는 가야지’가 삽입됐다.
23. 안현철 감독의 <과거를 묻지 마세요>(1959): 영화 자체보다 나애심이 부른 주제가가 더 큰 인기를 끌다.
24. 신상옥 감독의 <동심초>(1959): 동명의 유명가 곡이 영화화된 경우. 주제가는 유행가 가수 권혜경이 불렀다.
25. 권영순 감독의 <흙>(1960): 1960년 동경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영화음악상 수상. 한국 영화음악계의 쾌거였다.
26. 유두연 감독의 <카츄샤>(1960): 영화의 성공을 타고 ‘카츄샤의 노래’도 히트하다.
27. 홍성기 감독의 <길은 멀어도>(1960): 김동진의 예술가곡 ‘저 구름 흘러가는 곳’이, 홍성기 감독이 첫 시도한 이 본격 음악영화에서 사용돼 큰 사랑을 받다.
28.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불협화음과 무조성 적인 음악 효과.
29. 엄심호 감독의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1962): 한명숙이 부른 인기 유행가 ‘노란 샤쓰의 사나이’ 영화화.
Ⅳ. 1963~1969년 한국영화 전성기의 영화음악
30. 강범구 감독의 <유랑극장>(1963): 뮤지컬 홈드라마. ‘사랑이 메아리칠 때’와, ‘서울의 애인들’, ‘바닷가에서’, ‘여수의 산장’ 등 가요들 삽입.
31. 김기덕 감독의 <맨발의 청춘>(1964): 동명의 주제가는 명실상부 한국 영화음악사의 금자탑. 신예 작곡가 이봉조가 곡을 쓰고 최희준이 불러, 제2회 청룡상 음악상 수상.
32. 신상옥 감독의 <빨간 마후라>(1964): 동명 주제가 영화 못잖은 히트를 치다.
33. 김기 감독의 <동백 아가씨>(1964): 1964년은 유난히 주제가가 히트한 영화들이 많았다. 이미자가 부른 이 동명 주제곡은 가히 기념비적.
34. 양명식 감독의 <님은 가시고 노래만 남어>(1964): 박시춘이 가요 반세기 히트곡들을 한데 모은 음악 영화. ‘목포의 눈물’, ‘다방의 푸른 꿈’, ‘아리랑변주 곡’, ‘어머님전상서’ 등이 들어 있다.
35. 김기덕 감독의 <남과 북>(1965):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로 유명한 걸작 전쟁 휴먼 드라마. 동양방송 가요대상 주제가 부문 수상.
36. 김수용 감독의 <갯마을>(1965): 명창 김소희 창, 대규모 관현악단 편성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키다.
37. 이만희 감독의 <돌아온 여군(칠인의 여포로)>(1965): 여주인공 문정숙이 부른 주제가들, 치명적 매혹을 뿜어내다.
38. 정진우 감독의 <하숙생>(1966): 1966년 가장 널리 유행했고, 오늘날까지도 대중가요의 명곡으로 불려지는 노래 ‘하숙생’.
39. 임원직 감독의 <최후전선 백팔십리>(1966): ‘하숙생’과 마찬가지로 한국 가요사를 빛낸 노래가 주제가로 쓰였다. 문주란이 부른 ‘동숙의 노래’다.
40. 정진우 감독의 <초우>(1966): 해외에서 귀국 가수 활동을 펼쳤던 패티 김이 발표한 동명의 노래가 영화화돼, 영화도 노래도 크게 히트했다.
41. 이만희 감독의 <만추(晩秋)>(1966): 전정근의 음악은, 필름이 없어 더 신화화된 영화의 어떤 기운을 느끼게 하기 모자람 없다.
42. 한형모 감독의 <워커힐에서 만납시다>(1966): 한국 영화사의 기념비적 코믹 음악영화. 이야기와 음악의 거의 완벽한 결합.
43. 강대진 감독의 <가고파>(1967): 영화음악의 고급화에 적잖이 애쓴 김동진의 민족 정서 가득한 가곡이 동명의 영화에 사용됐다. 가사는 이은상 시.
44. 김광수 감독의 <가요반세기>(1968): 제목이 영화의 성격을 요약한다. 배우 김진규 진행으로, 고복수, 백년설, 현인, 정훈희, 윤복희, 이미자, 패티 김, 남진 등 당대 최고 가수들의 전성기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45. 정소영 감독의 <미워도 다시한번(속)>(1969): <미워도 다시한번>의 기록적 성공으로, 이미자와 남진이 부른 동명의 히트곡이 영화 도입부와 종결부에 사용됐다.
46. 안현철 감독의 <윤심덕>(1969): 비운의 가수 윤심덕의 일대기를 영화화. 윤심덕 자작시에 이바노비치의 ‘나뉴브강의 잔물결’ 멜로디를 붙여, ‘사의 찬미’란 명곡을 빚어냈다.
47. 김응천 감독의 <푸른 사과>(1969): 신중현의 등장! 20대 중반의 조영남이 부른 동명 주제가와 ‘빗속의 연인’, 트윈폴리오가 부른 ‘떠나야 할 그 사람’ 등이 들어갔다. ‘한국 영화음악의 재발견!’
Ⅴ. 1970~1987년 한국영화 침체기·불황기의 영화음악
48. 이성구 감독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1971): 신중현이 작사 작곡해 1969년 발표했던 동명 주제가를, 치명적 매혹의 김추자가 부른다. 압도적!
49. 신성일 감독의 <연애교실>(1971): 신성일의 감독 데뷔작. ‘김추자의 자매 버전’ 격인 펄시스터즈 (배인순+배인숙)의 주제곡 ‘사랑의 교실’ 등을 들을 수 있다.
50. 유현목 감독의 <분례기>(1971): 제10회 대종상 음악상(김희조) 등에 빛나는, 한국 문예영화 대표작. 분례 역 윤정희의 대표작이기도.
51. 주동진 감독의 <의사 안중근>(1972): 김희조, 이번에는 제9회 청룡영화상 음악상을 갖다.
52. 하길종 감독의 <수절>(1973):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가야금산조 명인 황병기의 음악. 김소희 명인의 판소리도 효과 만점.
53.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1974): 가히 한국 영화음악의 혁명! 이장희가 부른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포함 거의 모든 OST가 최상 수준을 뽐낸다. 드디어 “영화음악도 새로운 음악의 한 장르로 개척되기 시작했다.”(황문평)
54. 이만희 감독의 <태양 닮은 소녀>(1975): ‘미인’ 등 한국적 록의 대부 신중현의 음악을, 이만희 특유의 감각적 영상, 실험적 연출과 함께 즐길 수 있다.
55. 이장호 감독의 <어제 내린 비>(1975): <별들의 고향>에 이은 또 하나의 명품 OST.
56. 이만희 감독의 <삼포가는 길>(1975): 2007년 제3회 제천음악영화제 제천영화음악상을 받은 최창권의 음악 효과는 단연 최상.
57. 김호선 감독의 <영자의 전성시대>(1975): 최병걸의 ‘이젠 가야지’를 비롯해 ‘너무 많아요’, ‘그림자’, ‘가고 싶어요’ 등 주목할 만한 주제가들.
58.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 <별들의 고향>의 강근식 음악 감독, 또 다시 한국 영화 음악사의 대형사고를 치다. 송창식이 부른 ‘왜 불러’, ‘고래사냥’은 여전히 혁명적 영화음악들.
59. 김호선 감독의 <겨울여자>(1977): 김세화의 ‘눈물로 쓴 편지’, ‘겨울노래’ 등 OST로도 여전히 매혹적.
60. 임권택 감독의 <짝코>(1983/1980): <취화선>(2002) 까지 포함해 임권택 감독도 “최고”라고 인정한 김영동 음악.
61. 이형표 감독의 <그 사랑 한이 되어>(1981): ‘배우’ 조용필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영화. 음악까지 맡아, 명곡 ‘촛불’ 등을 만끽할 수 있다.
62.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1981): 서울대학교 김정길 교수가 음악을 맡아 영화의 작품성을 강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다.
63.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1984): 이장호의 실험적 연출은 영화음악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64.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1984): 음악감독 김수철이 짓고 부른 ‘나도야 간다’와 ‘별리’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65. 하명중 감독의 <땡볕>(1984): 김영동, 이번에는 하명중과 손잡고 23회 대종상과 12회 겐트영화제 음악상을 안다.
66. 배창호 감독의 <깊고 푸른 밤>(1985): 정성조의 음악은, 영화의 주제인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음향화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67.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 김정길 교수, <만다라>에 이어 또 다시 임권택과 협력하다.
68. 곽지균 감독의 <겨울 나그네>(1986): 또 한명의 서울대 음대 교수였던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프롤로그’부터 ‘피날레’에 이르기까지 플롯에 따라 음악을 구성한다.
Ⅵ. 1988~2002년 코리안 뉴 웨이브의 출현과 재중흥기의 영화음악
69.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1988): 김수철 음악의 한국적 톤과 매너가 생동하는 명품 OST. ‘울지 않으리’, ‘무엇이 변했나’, ‘난 외로워’ 등이 적절히 배치돼 있다.
70.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 단언컨대 한국 영화음악사의 으뜸 성취. 김명곤과 오정해가 함께 부른 ‘진도아리랑’도 그렇지만, 김수철이 작곡한 ‘천년학’ 선율은 들을 때마다 숨이 가빠진다.
71. 장선우 감독의 <꽃잎>(1996): 34회 대종상 음악상 (원일)은 덤, 신중현 작곡에 김추자가 부르는 동명의 주제곡만으로도 강렬하다.
72. 김홍준 감독의 <정글 스토리>(1996): 영화음악가 신해철의 어떤 수준.
73.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아는가? 이 영화가 신인감독상 외에도 16회 영평상 음악상(옥길성)을 거머쥐었다는 것을?
74. 장윤현 감독의 <접속>(1997): 창작곡 아닌 두 편의 선정곡으로 조영욱, 한국영화 OST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사라 본의 ‘A Lover’s Concerto’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Pale Blue Eyes’였다.
75.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1998): 영화 음악가 조성우의 등장. 1997년에 <접속>이 있었다면 1998년엔 이 영화가 있었다.
76.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1998): 원일의 음악, 대종상, 춘사영화상, 영평상 음악상을 싹쓸이 하다.
77.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2000): 재즈 감성 가득한 한국 영화음악의 어떤 돌연변이?
78.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2000):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만으로도 잊을 수 없는….
79.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2002): 이병우의 음악적 감성·선율·호흡에 갈채를!
80.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2): BGM을 넘어 성격화, 화술로서 음악 연출의 어떤 경지.
Ⅶ. 2003년~현재 2003년 한국영화 대폭발과 그 이후의 영화음악
81. 곽재용 감독의 <클래식>(2003):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과,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만으로도 평생 잊지 못 할 감흥이….
82.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2003): 김지운과 이병우의 환상적 결합. Epilogue ‘돌이킬 수 없는 걸음’만으로도 엄지 척.
83.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2003): 시대, 국적 등 모든 조건 불문, 역사적 걸작 OST.
84.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2003): 조영욱+한재권의 시너지 효과,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천만 고지’ 돌파에 한몫하다.
85.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2004): 강제규의 명품 연출, 이동준의 명품 OST.
86. 정윤철 감독의 <말아톤>(2005): 장편 극영화 데뷔로 김준성, 청룡상과 대종상 두 영화상에서 동시에 음악상을 거머쥐다.
87.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 장영규 & 달파란, 그야말로 달콤쌉싸름한!
88.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 <올드 보이> 못잖은 수작 OST.
89.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스타>(2006): 방준석이 작곡 작사하고 박중훈이 부르는 ‘비와 당신’ 만으로도 기념비적 음악영화로 손색없는.
90. 김용화 감독의 <미녀는 괴로워>(2006): 김아중이 열창한 ‘마리아’ 한방만으로도 충분한. <겨울왕국>에서 Let It Go가 그랬듯.
91. 강형철 감독의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스윙 키즈>(2018)까지 이어지는 강형철 감독의 음악적 센스.
92.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2011): 웰메이드 할리우드를 연상시키는 수준급 음악 연출력.
93.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말아톤>에 이은 김준성 음악감독의 솜씨.
94. 이준익 감독의 <사도>(2015): <라디오스타>에 이은 또 한 차례의 이준익-방준석 콤비의 음악적 개가. 36회 청룡영화상과 35회 영평상 음악상을 동시 석권하다.
95. 이석훈 감독의 <히말라야>(2015): 플롯보다는 음악의 감동이 더 큰. 조수미가 부른 ‘그대 없는 날’ 만으로도 귀가 호강.
96. 이준익 감독의 <동주>(2016): 오, ‘자화상’! 동주 강하늘이 직접 부르다.
97. 박흥식 감독의 <해어화>(2016): 21세기 한국영화 중 단 한곡의 주제가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것이다. 천우희가 부른 ‘조선의 마음’!
98. 김지운 감독의 <밀정>(2016): 음악 또한 ‘짱’인. 소위 대위법적 음악 연출의 백미.
99.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 <밀정>에 이은 뮤지션 모그의 기념비적 개가. 음악에 의한 성격화에서 <버닝>보다 더 뛰어난 영화를 알지 못한다.
100.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음악으로도 역대급 경지를 자랑하다. 정재일 창작과 선곡 간의 경계를 와해시켰다.
* 《쿨투라》 2019년 10월호(통권 6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