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은 디카시집 『모자이크』

내 안에 침잠된 비밀 문장을 보여주는 한국 디카시 대표시선 7 이희은 디카시집 『모자이크』

2023-07-10     쿨투라 cultura

2014년 《애지》로 등단한 후 제7회 정읍사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이희은 시인이 첫 번째 디카시집 『모자이크』를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하였다.

​이희은 시인이 새롭게 도전한 디카시집 『모자이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66편의 아름다운 비밀 문장을 보여준다. 제1부 「눈빛 속 눈빛 다 읽었다」, 제2부 「서로의 빛을 지켜 주었지」, 제3부 「싱그러운 시간이 돋아나」, 제4부 「가만히 앞에 있어 줄게」 등 그동안 시인 안에 침잠되어 맴돌던 시적 메타포와 이미저리들을 ‘디카시’라는 이름으로 세상 밖으로 이끌어냈다.

 

불빛 오려 붙인 차가운 성벽

밤새워 서성이며 바라보았으나

낯선 나를 만났을 뿐이다

새벽이 되면 조용히 사그라져

밑그림만 남을 빛의 성

- 「모자이크」 전문​

표제시이기도 한 「모자이크」 속에는 형형색색 현란한 “불빛 오려 붙인 차가운 성벽” 모자이크가 결국 “새벽이 되면 조용히 사그라져 / 밑그림만 남을 빛의 성”이자 “낯선 나”임을 잔인하게 직시한다. 불빛만 점점이 박힌 “빛의 성” 아파트 사진과 언어의 조화로운 결합을 통해 이희은 시인은 디카시만의 축약된 예술적 성취를 강한 메타포로 보여주고 있다.

​“녹았다가 얼었다가 봄을 기다리는” 「데칼코마니」, “늘 초록이라 여겼던” 마음에 “한 움큼 사리가 숨겨 있었다는 걸” 때닫게 된 “오늘 아침”의 「사리」, “명치끝에 숨어 있다가 문득 / 퍼렇게 돋아나곤” 하는 「그늘의 꿈」, “큰 뉴스가 놓친 크고 작은 사연들”을 직시한 「귀 기울이다」 등 잔혹하고 아름다운 현실을 강렬한 메타포로 선보이는 이 디카시집에는 순간 포착의 사진은 물론 거기에 또 다른 언어들로 가득한 촌철살인의 짧은 시를 덧붙여 이희은 시인만의 시안을 통과한 독특한 디카시 66편을 수록하였다.

저자 이희은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2014년 《애지》로 등단한 후 왕성하게 시작활동 중이다. 저서로 시집 『밤의 수족관』 『모자이크』가 있으며, 2018년 대전문화재단 창작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고 제7회 정읍사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 약력 / 이희은 시인

 

저자 이희은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2014년 《애지》로 등단했다. 2018년 대전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 제7회 정읍사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 시집 『밤의 수족관』, 디카시집 『모자이크』가 있다. 


본문 속으로

 

내 안에 침잠되어 있을 때마다

밖으로 이끌어

비밀 문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언어들로 가득한

​― 「시인의 말」 

 

  눈길 걷다가 나를 만났어

  수많은 발자국과 그림자로 얼룩진

  녹았다가 얼었다가 봄을 기다리는

― 「데칼코마니」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푸른 날개 돋아날 듯

한껏 등을 곧추세우던

그런 여름이 있었지

― 「청춘」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눈빛 속 눈빛 다 읽었다

데칼코마니 12

남과 북 14

데자뷔 16

남긴 말 18

전사 20

풍장 22

깃털 편지 24

신호 26

봄이라는 연못 28

닮다 30

사리 32

그늘의 꿈 34

일기의 첫장 36

서두르지 마 40

애도 42

시 한 편 44

제2부 서로의 빛을 지켜주었지

합일 48

갑남을녀 50

간절기 52

마중 54

웃자란 생각 56

한계 58

청춘 60

계절의 속도 62

히치하이킹 64

관문 66

반영 68

기일 70

작은 체온 72

등반 74

새로운 연주 76

밀당 78

옛노래 80

제3부 싱그러운 시간이 돋아나

빗장 열다 84

봄의 입구 86

물집 88

파티가 끝난 후 90

외롭지 않은 이유 92

누구신가 94

노을 96

봄밤 98

감전 100

동중정 102

모자이크 104

귀 기울이다 106

기회 108

유월 110

가이드 112

수경재배 114

제4부 가만히 앞에 있어 줄게

기약 118

몌별 120

어둠 속을 바라보며 122

모티브를 잇다 124

묶임 126

뒷모습 128

관객 130

편견 132

이태원처럼 134

공존 136

립스틱 짙게 바르고 138

홀연히 140

문신 142

공중 부양 144

조손 가정 146

어루만지다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