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카시] 발원 20년, 디카시의 동향

2024-07-01     최광임(계간 《디카시》 주간)

1.
2004년 디카시 발원 이후 2007년에 계간 《디카시》(발행인 이상옥)가 창간되었다. 이로써 시인들이 본격문학으로서의 디카시를 창작하고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이 확보되었다. 한국디카시인협회에서는 매년 디카시 관련 학술 세미나1를 주최해 왔으며, 그밖에 개별 연구자들 또한 디카시 관련 학위 논문2과 연구 논문3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이제 디카시는 창작과 이론을 겸비한 본격 문학의 틀을 갖춘 셈이다. 아울러 한국디카시인협회와 한국디카시연구소에서 주관 혹은 주최하는 공모전 외에도 도, 시, 군, 구별로 시행하는 지자체의 디카시 공모전과 기관·단체가 시행하는 공모전 등은 디카시를 대중문학으로 확산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 문예 운동에 힘입어 디카시는 본격 문학임과 동시에 생활 문학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해 왔다.

또한 디카시(서동균 시인의 디카시 「봄」)는 2018년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미래엔)와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천재교육)에 수록4되었다. 2019년도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창비)에 황순원디카시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탄 윤예진 학생의 디카시 「기다림」이 실렸다. 이어서 ‘2019학년도 6월 고2 전국연합 학력평가’에 공광규 시인의 디카시 「수련잎 초등학생」을 텍스트로 3문항이 출제되었다. 현재 중고등학교에서는 자유 학기제, 방과 후 수업, 문학 동아리 등을 통해 선택적으로 디카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4년에는 한국디카시인협회에서 ‘디카시창작지도사’ 민간자격을 등록5하였다. 자격의 등급은 디카시의 창작과 교육 목표에 따라 1급/2급/3급/4급으로 세분화하였다. 매주 1회 수업을 시행할 경우에 1급까지 총 48주(급수별 12주)가 소요되며, 대학 학기제로 계산하면 3학기 이상에 해당하는 장기간의 과정이다. 한국디카시인협회의 디카시창작지도사 민간자격 취득은 디카시의 교과서 수록과 함께 디카시가 공적으로 자리를 잡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6.

디카시 발원 20년이 된 지금 디카시는 새로운 문학장르로서 이론과 창작의 축적된 성과, 창작 주체와 향유 주체의 확보 그리고 공적 인정이라는 조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게다가 디카시 전문지와 디카시에 지면을 할애하는 문학 전문지도 점점 늘고 있다.

2.

시전문 계간지 《시와경계》(발행인 최광임)에서는 2015년 가을호(제26호)부터 디카시 전용 지면을 할애하기 시작하였다. 2021년부터는 ‘디카시 신인 우수작품 공모’를 통해 우수 디카시인들을 배출해 오고 있다. 2023년부터 디카시 전문지 계간 《디카시》도 매년봄, 가을 2회에 걸쳐 디카시 신인 우수작품을 공모하고 있다. 이 과정은 매우 엄정하여 2024년 봄호가 되어서야 신인을 처음으로 선정했다.

또한 계간 《한국디카시》(발행인 이강호)가 올 하반기에 창간을 앞두고 있다. 이 잡지는 부산디카시인협회가 중심이 되어 발간하는 디카시 전문지다. 월간지 《우리시》(발행인 홍해리)도 2019년부터 「디카시 산책」 코너를 만들어 매월 시인들의 디카시를 게재한다. 계간 《시마》(발행인 이도훈)도 2019년부터 디카시를 게재하고 있는데, 시인의 디카시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생의 디카시도 응모를 통해 게재하고 있다. 문화 월간지 《쿨투라》(발행인 손정순)도 2019년 5월호부터 고정적으로 디카시를 게재하고 있다.

계간 《시와반시》(발행인 강현국)는 2021년 여름호에 디카시 신인을 선정하였다. 2023년 봄호에는 「디카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기획특집을 마련하였으며, 2023년 가을호에는 「디카시 12인선」이란 코너를 마련하여 시인들의 디카시를 게재하였다. 또한 계간 《시와 사람》(발행인 강경호) 2023년 봄호에서도 「다시, 디카시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이상옥 시인과 발행인 강경호 시인의 대담을 게재하였다. 이 외에 2024년에는 대구신문에서 ‘신춘 디카시 공모 대전’을 시작하였다.

이상과 같이 디카시 관련 문예지들의 동향을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디카시에 지면을 할애하는 잡지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

 

 


1 한국디카시인협회·한국디카시연구소 주최주관 2024 제5회 디카시 학술 심포지엄 개최
2 이상태, 「디카시 이론 및 창작방법 연구」, 추계예술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학과 문예창작 전공, 2022. 외 다수
3 강정구, 「디카시의 장르적 고찰」, 우리문학연구, 2021.01. 강정구, 「주요 디카시인들이 보여준 사진의 특성과 문학적 표현방법의 관계」,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 2021.02. 외 다수
4 최광임, 『세상에 하나뿐인 디카시』, 북투데이, 2006. 59-60쪽.
5 민간자격 등록번호 제 2024 - 002288호
6 제5회 디카시 학술 심포지엄 「디카시창작지도사 민간자격등록의 의미」(최광임 글) 일부 인용

 


최광임 전북 부안 변산 출생. 2002년 《시문학》 등단. 저서로 시집 『내 몸에 바다를 들이고』 『도요새 요리』, 디카시 해설집 『세상에 하나뿐인 디카시』가 있음.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현재 《시와경계》 발행인. 계간 《디카시》 주간, 한국디카시연구소 부대표, 한국디카시인협회 부회장&집행위원장. 두원공과대학교와 경남정보대 겸임교수.

 

* 《쿨투라》 2024년 7월호(통권 12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