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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바다
임동확
사랑에 눈이 먼 겨울 바다
오직 한 사람만이 빛납니다
입에 문 박하사탕이 쓰디씁니다
큰 파도가 앞 파도를 지우고 떠밀며
낙산사 절벽으로 연신 물결쳐옵니다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절정의 순간들이
흰 거품을 문 채 사납게 날뛰고 있습니다
- 임동확 시집 『부분은 전체보다 크다』(황금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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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확 광주시 광산구에서 태어났으며, 1987년 시집 『매장시편』을 펴낸 이래 시집 『살아있는 날들의 비망록』 『운주사 가는 길』 『벽을 문으로』 『처음 사랑을 느꼈다』 『나는 오래전에도 여기 있었다』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길은 한사코 길을 그리워한다』 『누군가 간절히 나를 부를 때』와 시론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시 해설집 『우린 모두 시인으로 태어났다』, 산문집 『시는 기도다』 등을 펴낸 바 있다.
* 《쿨투라》 2024년 1월호(통권 11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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