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초가을로 옮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로: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초가을로 옮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로: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해나 에디터
  • 승인 2024.09.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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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제천영화제)가 2024년 9월 5일(목)부터 10일(화)까지 6일간 열린다. 여름을 대표하는 휴양 영화제로 꼽히던 제천영화제는 2005년 출범부터 휴가철인 8월 중순에 개최되었으나, 올해부터 초가을인 9월로 시기를 옮겼다. 이유는 최근 기후변화로 8월 중순에는 폭염과 폭우가 잦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의 살인적인 더위와 습도를 돌이켜 보면 개최 시기를 옮긴 영화제의 선택은 탁월했다.

왼쪽부터 최은영 프로그래머, 이동준 집행위원장, 이장호 조직위원장, 김창규 제천시장, 김기용 기획사업실장

스무 살을 맞는 제천영화제의 올해의 슬로건은 ‘초월하다’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수페라스켄도Superascéndo’이다. 이 슬로건은 영화제의 20주년을 기념하고 기존의 틀을 넘어 새로운 미래로 향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이동준 집행위원장은 “폭염과 폭우를 피해 초가을 영화제가 어떻게 치러질지 우리도 궁금하다”며 “올해는 영화제의 20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20년을 향해 나아가고자, 다채롭고 특별한 행사들을 대거 준비했다.”는 말로 기대감을 모았다.

 

멀티플렉스가 없어도 영화제는 계속된다

지난 2월 제천의 유일한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 제천이 경영난으로 공매로 넘어가면서 현재 제천에는 한곳에서 여러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가 없다. 영화제 측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대체 상영관을 마련했다.

올해 제천영화제는 제천 예술의전당, 제천영상미디어센터 봄, 제천시 문화회관, 세명대학교 태양아트홀, 세명대학교 블랙박스 실험극장, 청풍리조트 컨벤션홀, 포레스트 리솜, 의림지 자동차 극장까지 총 8개 관을 운영한다.

우선 지난달 개관한 복합문화예술공간 제천 예술의전당에서는 개·폐막식 및 주요 행사와 영화 상영이 동시에 진행된다. 최신식의 시설로 지어진 제천 예술의 전당은 799석 규모의 대극장으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영화제의 주요 이벤트를 담당한다.

또한, 기존에 운영하던 제천영상미디어센터 ‘봄’(98석)과 제천문화회관(300석)은 올해도 관객을 만난다. 특히 올해 새롭게 사운드 시설을 보강한 ‘봄’은 영화관에 준하는 상영시설을 갖추고 있어 예년보다 개선된 관람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풍리조트 컨벤션홀과 포레스트 리솜에서는 리조트에 머무는 게스트 및 숙박객과 공연 관람자의 접근성을 고려한 상영관이다. 숙박객이 시내로 이동하는 대신 리조트 안에서도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이곳에서 금, 토, 일 3일에 걸쳐 영화를 상영한다. 세명대학교 태양아트홀과 블랙박스 실험극장은 학교 내 상영관으로 대학생 관객 등 젊은 관람객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천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의림지 바로 옆에 위치한 의림지 자동차 극장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영화, 음악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상영관이다. 호숫가에 자리한 의림지 자동차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은 제천만의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곳 의림지 자동차 극장과 포레스트 리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의 티켓은 무료다. 영화제 측은 올해 영화제 상영관 8곳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더 ‘음악’에 집중한 올해의 프로그램

올해의 프로그램 면면을 살펴보면 ‘음악 영화제’라는 영화제의 본질에 더욱 초점을 맞춘 것이 눈에 띈다. 올해의 개막작은 스웨덴의 전설적인 팝그룹 아바ABBA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 50주년을 기념한 다큐멘터리 〈아바: 더 레전드〉이다. 영국의 제임스 로건이 연출한 이 작품은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이후 ‘원히트 원더’라는 꼬리표가 붙은 아바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찾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바: 더 레전드〉는 시대를 초월한 히트곡과 놀라운 아카이브 영상들로 아바를 지금의 전설의 자리까지 이끈 놀라운 여정을 되짚는다.

〈아바: 더 레전드〉

폐막작은 포푸리카의 애니메이션 〈수 분간의 응원을〉이다. 〈수 분간의 응원을〉은 자신만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고등학생 카나타가 우연히 자신이 찾던 스타일로 노래하는 유라를 선생님으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이미 유라는 음악의 꿈을 포기한 뒤였지만, 카나타를 만나 다시 새로운 열정으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수 분간의 응원을〉

또한 올해에는 ‘사운드 앤 비전’과 ‘제천 리와인드’ 섹션을 신설하였다. 전설적인 뮤지션을 조명하기 위해 신설한 ‘사운드 앤 비전’ 섹션은 음악계의 레전드를 깊이 있게 다룬다. 이 섹션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비욘세 등의 히트곡을 만들어온 작곡가 다이앤 워런을 다룬 〈다이앤 네버 다이〉, 엘비스 프레슬리와 쌍벽을 이뤘던 제리 리 루이스의 여정을 담은 〈제리 리 루이스: 헬 투 헤븐〉 등이 포함됐다.

<다이앤 네버 다이>

20회를 맞아 영화제에서 사랑받았던 작품들을 모아 ‘제천 리와인드’ 섹션도 신설했다. 이 섹션은 멀티플렉스가 사라진 제천에 영화적 경험을 계속해서 전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영화관의 소중함이 절실히 느껴지는 제천의 현 상황을 고려한 의미 있는 섹션이다. 이 외에도 심사위원장으로 제천을 찾은 이와이 슌지의 특별전이 준비되어 있다. 지난해 개봉한 〈키리에의 노래〉를 비롯하여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제천영화제의 또다른 자랑인 음악 프로그램은 올해도 계속된다. 9월 6일과 7일 양일에 걸쳐 열리는 ‘원 썸머 나잇’에는 걸그룹 비비지, 밴드 QWER, 이무진 등 K팝 가수들이 청풍호를 책임진다. 그리고 의림지 호수 주변에서는 ‘의림지 무지카 파라디소’라는 이름 하에 요가·다도·라이브 콘서트 등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한편 제천영화제가 전설적인 영화음악가들을 재조명하기 위해 제정한 제천영화음악상의 올해의 주인공은 요시마타 료이다. 지난해 사카모토 류이치에 이어 2년 연속 일본 뮤지션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요시마타 료는 뉴에이지의 거장으로 〈냉정과 열정 사이〉,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의 OST 등 한국에서도 친숙한 곡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는 9월 7일 토크 콘서트를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장호 조직위원장은 “한국의 우수한 음악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창구로서 자리매김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올해 16개국 96편의 음악영화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그 위상을 쌓아갈 예정”이라며 올해 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를 약속했다.

 

 


* 《쿨투라》 2024년 9월호(통권 12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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