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필] 무엇이 시네필을 만드는가?
[시네필] 무엇이 시네필을 만드는가?
  • 김홍일(문화콘텐츠 연구자)
  • 승인 2024.10.02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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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만스>

시네필cinéphile이라는 단어의 근원은 어디서부터인가. 명확한 정의가 제시되지 않는 ‘시네필’이라는 단어는 1920년대 파리에서도 자주 쓰이는 단어였다. 당시의 ‘시네필’의 정의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공존하였다. 첫 번째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다만 현대의 ‘시네필’의 정의와는 다르게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영화를 찾는 이들을 지칭하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또한 두 번째 의미도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였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영화를 ‘저속한 구경거리’에 가깝게 취급하였다. 특히 미국에서 수입된 세실 B 드밀, 그리피스, 찰리 채플린 등의 영화들은 파리 시민들에게 수준 낮은 문화 취급을 받았다. 나아가 ‘저속한 구경거리’에 빠진 이들을 ‘시네필리아’라고 낮잡아 부르기 시작했다.

<파벨만스>

다만 현대의 ‘시네필’은 부정적인 의미가 퇴색되었다. 이제 영화는 저속하지 않으며, 하나의 예술 분류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거의 부정적인 의미보다, 영화에 능통한 시선을 가진 이들로 정의되는 것이 현대의 ‘시네필’이다. 이러한 면모에서 ‘시네필’은 매니아의 의미와 함께, 영화사를 파고드는 일종의 ‘디깅’의 대표주자인 셈이다.

그렇다면 ‘시네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영화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이들은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까. 예술적인 사유는 모두 다르겠지만, 오독을 전제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영화사 범위의 문제이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의 〈기차의 도착〉부터 멜리에스의 영화가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영화가 탄생한 이후 약 백삼십 년의 시간 동안, 영화의 역사는 국가마다 자생적 뿌리를 키워나갔다. 영화가 처음으로 시작된 프랑스, 영화 산업의 중추와 같은 미국, 자생한 영화 문화를 발전시킨 일본 등. 영화사는 각각의 국가마다 예술적 성장을 거듭하였고, 나아가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시네필에게 선택지를 부여했다. 다르게 말하면, 과거와 다르게 여러 영화를 찾아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다만 영화를 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이 모두 시네필이 되지 않는다.

 

 

본 기사의 전문은 추후 공개됩니다.

 


김홍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석사 졸업. 대학교 때는 문예 창작, 대학원 때는 문화콘텐츠학과에서 영화를 공부하였음. 영화에 관한 관심을 가지며, 소셜미디어 계정 운영 중.

 

* 《쿨투라》 2024년 10월호(통권 12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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