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 스펄링 《원더》展] 유쾌한 상상으로 풀어낸 색과 형태의 탐구: 조쉬 스펄링 《원더》展
[조쉬 스펄링 《원더》展] 유쾌한 상상으로 풀어낸 색과 형태의 탐구: 조쉬 스펄링 《원더》展
  • 박영민 기자
  • 승인 2024.10.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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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인먼트Art-tainment’를 표방하는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 9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4》의 개막과 함께, 미국 추상미술 작가 조쉬 스펄링Josh Sperlin)의 《원더Wonder》展를 개최했다. 9월 3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휴관일 없이 파라다이스시티의 예술전시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PARADISE ART SPACE’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 첫 공개작을 포함하여 회화와 조각을 넘나들며 시각적 변주 선보이는 조쉬 스펄링의 작품 68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원더》전은 조쉬 스펄링이 한국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여는 첫 전시이며,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스파이럴Spiral〉 시리즈 30점과 가구 디자인으로 작품 영역을 확장한 〈스퀴글Squiggle〉 벤치 26점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조쉬 스펄링이 구현해낸 독특한 색채를 활용해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난 조쉬 스펄링은 뉴욕주 오네온타 출신의 추상미술 작가이다. 그는 뉴욕주 이타카를 기반으로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미니멀리즘 회화 언어를 바탕으로 형태를 만드는 캔버스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업 특징은 복잡한 합판 지지대를 제작한 뒤 그 위에 캔버스를 올려놓고, 작가의 시그니처 팔레트인 채도가 높거나 서로 충돌하는 색상 활용하는 것이다. 입체적인 성질이 두드러지는 그의 작품 세계는 회화와 조각, 이미지와 오브제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뿐아니라, 디자인부터 미술사까지 다양한 자료에서 얻어낸 영감을 바탕으로 표현력과 무한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독특한 시각적 어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형태와 색에 대한 조쉬 스펄링의 관심과 연구가 발전해 온 궤적을 따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캔버스 천에 밑칠을 하지 않은 ‘로 캔버스raw canvas’로 제작된 밝은 무채색 아크릴 작품들이 관객을 맞는다. 조쉬 스펄링의 〈로Raw〉 시리즈는 ‘로 캔버스’로 감싸진 둥근 형상들이 사슬처럼 엮여 물결을 연상시키는 듯한 패턴을 보여준다. 함께 전시된 〈스웁프Swoops〉는 필기체처럼 넘실거리는 곡선 패턴의 작품으로,색과 색의 대비가 없는 작품의 대비를 통해 형태에 대한 작가의 연구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로(Raw)’ 시리즈 대표 작품 Josh Sperling, Raw M, 2024 ⓒ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스웁프(Swoops)’ 시리즈 대표 작품 Josh Sperling, One Fell Swoop GG, 2024 ⓒ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또한, 구불거리는 선으로 유명한 〈스퀴글Squiggle〉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나선형 모양의 작품 〈스파이럴Spiral〉도 이번 전시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서로 다른 색과 질감이 조화를 이루는 〈컴포지트Composites〉 시리즈가 뿜어내는 강렬한 에너지도 주목할 만하다.

2층 원형 전시실로 올라가면, 〈스퀴글Squiggle〉 패턴의 벽화와 이를 모티브로 만든 벤치들이 전시돼 있다. 이 벤치들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도 소장할 정도로 디자인적 가치가 뛰어나다. 특히 ‘마하람Maharam’ 원단으로 제작돼 더욱 특별한 이곳의 벤치에서는, 관람객이 자유롭게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사색에 잠기며 작품과 깊이 연결되는 기분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이번 전시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작가의 작품을 담은 전작 도록 『Volume B』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조쉬 스펄링은 2021년에도 페로탕 갤러리를 통해 2013년-2020년 작품들을 담은 첫 전작 도록 『Volume A』을 출간한 바 있는데, 젊은 작가의 전작 도록이 출간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미술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조쉬 스펄링의 위상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프리즈 서울》의 호텔 파트너로서 예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고조시키고자 최근 글로벌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조쉬 스펄링 작가의 특별전을 마련했다”며 “형태와 색채에 집중하는 작가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 많은 분들이 방문해 예술적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쉬 스펄링 《원더》展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왼쪽부터 퍼렐 윌리엄스,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 조쉬 스펄링

 


 

* 《쿨투라》 2024년 10월호(통권 12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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